사랑법
강은교
떠나고 싶은 자
떠나게 하고
잠들고 싶은 자
잠들게 하고
그러고도
남은 시간은 침묵할 것
또는
꽃에 대하여
또는
하늘에 대하여
또는
무덤에 대하여
서둘지 말 것
침묵할 것
그대 살 속의
오래전에
굳은 날개와
흐르지 않는 강물과
누워있는 구름,
결코
잠 깨지 않는 별을
쉽게
꿈꾸지 말고
쉽게
흐르지 말고
쉽게
꽃피지 말고
그러므로
실눈으로 볼 것
떠나고 싶은 자
홀로 떠나는 모습을
잠들고 싶은 자
홀로 잠드는 모습을
가장 큰 하늘은
언제나
그대 등 뒤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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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nd 토요일 아침.
틀리면 안 되는 업무 펼쳐놓고 달력, 컴, 휴대폰의 동시 동작.
옆에서 시끄러운 기계음에 집중이 흐려져 Hus를 내보냈다.
주위가 조용해지자 고약스럽게 더 산만해짐.
잠시 쉬자.
어제 보다가 잠든 필리핀 영화로 Movie Break,
'The Mistress'
불륜의 시작을 부른 아내.
마침내
방황의 연속이 부른 남편의 사랑.
돌아오기를 바라는 아내의 사과
"이제 용서하면 안 돼?
먼저 바람피운 건 당신이잖아
당신은 계속 바람피웠고 난 고작 한 번이잖아"
"한 번이었지 하지만 사랑했잖아"
"당신은 사랑한 적 없어?"
"없어"
"이 여자는?"
"그림을 하나 더 사줘야 할 것 같네"
내로남불의 끝판을
이렇게
gentle하고 고상하게 미화할 수 있다니..
원하는 걸 항상 가질 수는 없다는 어린 여인,
"일단 감사라는 족쇄를 채우고
당신을 외로움이라는 감옥에 가뒀잖아요
당신과 당신의 친절함을 이용하는 거예요."
Mla에서 살아본 경험으로 그들의 정서를 들여다보면,
열정이 넘쳐 이기적을 넘어 극단적으로 보이기도 했던
이들의 영화가 고전적이지만 세계화됐다는 느낌
결말이 깔끔했다.
오랜만에 Mla 회상 시간..
극심한 빈부격차, 그들의 대중교통수단과 거리
그리고
타갈로그.
희생은
그것이 자유의지든 강제적이든
눈물을 퐁퐁 쏟아내야 하는 일면을 담을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인류의 시작 이래,
거부할 수 없는 (사랑하는 한 지칠 수 없다는..)
가장 아름답고 달콤한 사랑
거기에 담긴 그 깊이와 진정성의 차이가 얼마나 다양할 것인가.
20도를 웃돌며 건조하던 계절감 잃은 11월에
예보대로 세찬 비가 내린다.
이 비가 그치면 쌀쌀해진단다.
그래야 할 것 같다.
사랑함에 있어 그 사랑을 나누지 말고
대가성을 부르지 않는, 희생을 주고받지 않는, 시험에 들지 않는
질투하지 않는, 탐하는 것을 얻지 못해 차선의 사랑을 취하지 않는,
부끄럽지 않은, 세상과 견주어 갈등을 부르지 않는 온전한 기쁨의 사랑을 만나기를
전 세계 사랑 중인 모든 이에게 기원..
끄트머리 와서야
익숙한 11월의 느낌 알리며 작별이네.
이번 11월의 이별곡은,
Little River Band의 ♪) 'Mistress of Mine' 이다.
B.Y.E.. Nov.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