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여울
김소월
당신은
무슨 일로 그리합니까?
홀로이
개여울에 주저앉아서
따뜻한
풀포기가 돋아나오고
잔물은
봄바람에 헤적일 때에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시던
그러한 약속이 있었겠지요
날마다
개여울에 나와 앉아서
하염없이
무엇을 생각합니다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심은
굳이
잊지 말라는 부탁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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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우절 ㅋ
잊고 산지 꽤 된 마지막 수업,
한 아이가 들어오며 제법 심각하게 말한다.
"저희 이사 가요?"
"그래? 어디로?"
"서울로요."
"여기가 서울인데 서울 어디?"
"우하하......"
자가격리됐다 해방되고 맞은 날진짜로 속아준 쌤을 보고
얼마나 신났을 것인가 ㅋ
즐거운 불금으로 시작하는 4월.
사는 일이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은
나의 계획이 신의 계획과 다르기 때문일 것이라고 위로.
아이들은 원치 않는 일을 할 때
엄마가
"나를 여기 있게 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라고 말한다.
"엄마가?!
네가 어쩔 수 없이 지킨 자리부터는!
네 마음대로 행동해도 된다고 하더냐?!'
하고 되물으면
'........'이다.
엄마의 요구를 편의대로 취사선택하면서 엄마 탓하지 마요.
너희들도 알잖아? 거역하지 않았을 때 따르는 많은 혜택의 유혹에
스스로 구속되고 있다는 거?!
인생사가 만드는 양날의 무엇을?!
그럼
내 의지 차치하고라도 그런 엄마에게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던가,
아님
왜 나를 이 자리에 앉혔는지 그 뜻을 헤아려보던가?
마마새끼는 되기 싫어서라구?! ㅜ
그렇다면 니들 말로 '쩝!' 이다.
낫 놓고 기역도 모르는 아이의 염불보다 잿밥타령의 뻐대기를 보며
마스크 껴서 보이지 않는 어금니의 진정 표출.
'아무 것도 하지 않으려는, 너만 생각하는 너를! 이해받으려는 것이
학창시절을 마감하는 순간,
바로!
네가!
얼마나
너를 힘들게 하는 세상에 놓여질 지 너는 몰라서겁도 없이 이러고 있는 것일 게다.'
선생의 인내심을 담은 진정한 미소는 (너의 개선을 기대하며..)
남을! 다수가 꾸려가는 사회와 소통할 줄 알아야 하는 가르침을 주고자 하는 것이란다.
'아가, 어서 깨우치기를,
어린 너에게 세상의 축복이 주어지기를 기도한다.'
토요일 저녁,
가족 외식.
'베트남 음식점'
늘 그렇듯 먹으러 갔으니 먹고만 나오는 일을 익숙하게 ㅋ
그리곤
산책로 걸으며
"우하하하... 우린 정말 달라진 게 없어."
1st 월요일 아침
학교 가는 길,
시시각각 벚꽃이 팝콘처럼 이리저리 터짐터짐.
차가 좌회전을 하자 가로수처럼 번져있는 노랑의 개나리.
동요가 입 속에서 맴맴.
♬) 개나리 노란 꽃그늘 아래 가지런히 놓여있는 꼬까신 하나
아이는 살짝 신 벗어놓고...... 나들이 간다.
화창한 날,
꽃들의 행렬이 좌악, 계절의 여왕 납신다!
Why?!
사람들은 고작,기껏해야 쬐금 잘난 것을
그리 과시하려고 안달인가?
그 쬐금을 얻기 위해 자기가 들인 노력과 그 성취감을 인정 받고 싶어서일까?
아니,
그 쬐금도 못 누리는 상대가 한심해서?
조심하려 했는데 부지불식간에 드러난 것인가?
옆에 앉아 듣고 있기가 어찌나 민망하던지 ㅜ
그러다가 어느 순간
잰 척하던 모습 벗어던지고는 언제 그랬냐는 듯
상호의존적 정서 모드로 전환하여 챙겨주는 모양새는 또 무엇인가?
서로 잘 들어준 것으로 인정 받았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그런 관계유지는 대체 어떤 것인가?
(고작 얼마 뒤..) 드라마를 읽으면서 깨우쳤다. ㅋ
참지 못하겠는, 내려놓고 싶지 않은 상대적 우월의식의 자기발산이 끝나고 나면
공허함(?)에 자기본성이 바로 열리는 모양이다.
이 이중본성의 몸살을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는 것이려니..
그런데
한참 뒤, 다른 친구를 만나면서 알게된..
'네 꼬라지가 그럴만한 대우를 부른다는 거 모르니?!'
라는 당연지사를 말한다.
내가
학교에서 겪는 아이들의 일들을 듣는 마딸의 한마디로 일갈한다.
'그건 왕따를 정당화 시키는 행위야!'
우리 사는 곳에 이렇듯 자기와 뜻이 맞는 사람과 어울리는 세상이
얼마나 고무적인가를 생각하자니 자극적 양념같은 세상이다.
금요일 저녁무렵, 집 오는 길.
차가 너무 막힌다.
친구가 준 베트남 원두를 오랫동안 다 마시고
고소한 향과 상큼한 향을 동시에 느낄 수 있고
향을 맡을 때마다 달콤한 향으로 바뀐다는
브라질 Yellow Bourbon 구입.
방금 갈아 밀봉한 봉지에서 아찔한 향내음이 황홀지경을 부른다.
토요일
벚꽃구경 하자는 사촌이 동네로 왔다.
뭐든 처음이 감동인 거지..
사촌은 감동과 감탄사를 쏟는다.
엄마 모시고 와야겠단다.
효녀다.
흔히는 그렇게 말하겠지만 돌아가시고 나면
후회막급일 자기위로의 도리심이란다.
여튼저튼
엔데믹을 맞은 것 같은 산책로는 사람들로 치이고 밀렸다.
일상을 인내하는 일이 다들 길었던 모양이다.
W/ Coffee하며 시작한 일요일의 평화.
'예의를 지켜줘!'
Excuse도 없이!
느닷없이 밀고 들어와 차지하는 것을
You는 수완이라고 생각할런 지는 모르나
휴일을 만끽하는 다른 이의 안식에는 몰상식의 민폐란다.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 법인데
뭐 잠깐 좋았던 일로 이 사람이 달라졌다거나 달라질 거라 여기는 일이
참으로 무모한 착각임을 상기시키는 오후였다.
"....... 사람들은 어느 지점을 넘어가면
말로 끼를 부리기 시작해
말로 사람 시선 모으는데
재미 붙이기 시작하면 막차 탄 거야.
내가 하는 말 중에 쓸데 있는 말이
하나라도 있는 줄 알아?
없어, 하나도.
(넌 절대 그 지점을
안 넘었으면 좋겠어.)
정도를 걸을 자신이 없어서
샛길로 빠졌다는 느낌이야.
너무 멀리 샛길로 빠져서
이제 돌아갈 엄두도 안 나.
(나는 네가
말로 사람을 홀리겠다는 의지가
안 보여서 좋아
그래서
네가 하는 말은 한 마디 한 마디가 다 귀해.)"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2화 중 대사.)
나는 갈망하다 뒈질 거야 (4화중)
방황을 말로 하는 일.
내 청춘기의 객기였다.
망가질 거 하나 없이 다 토해내고 나면
다시 차곡차곡 쌓이겠지만,
것도 잠시지만 성분이 방황인지라 후련함 대신 공허함만 가득하다.
후련한 공허함에 정신을 가다듬을 수 있었으니까
좌절하고 멍들고 아름아름 시들다
흠뻑 내린 소나기에 살짝 피하려다 털푸덕 주저앉기를
반복반복하던 조막만한 나의 청춘기.
그래, 많이 홀렸다.ㅜ
육십의 문턱에서 이렇게 이입되어 정리받다니..
작가의 표현력에 경의를 표한다.
잠시 아렸다.
찔끔
단비가 내리는 수요일.
이틀 더위를 솎아낸다.
찡그린 하늘을 온몸으로 받는 짙은 땅.
우주의 콜라보가 참 거시기하다.
가을에 다시 온다며 미국으로 돌아간 친구에게
받은 지갑 색깔도 혼동,
하루는 학교 가는 길 버스 번호도 혼동하여
버스가 직진하는 순간
화들짝!
얼른 내려 택시 타고 등교,
어떤 날은 교문 쯤 다 와 가는데 '쪼르륵' 소리가 난다.
아차, 밥을 안 먹었다.
바닐라라떼를 하나 사들었다.
요즘
난
내가 제일 무섭다.ㅜ
3rd 토요일
웬일로 일찍 일어난 또딸이 나들이 타령을 한다.
그려,
브런치 먹으러 출동.
근데
건강식이긴 한데 맛이 별로다.
조금 더 돌잔다.
그려, 버스 타고 시장행.
일주일치 고기를 듬뿍..
대체 뭘 했다고 아이는 지친 듯이 졸고 존다.
나의 토요일 오후는 일주일 반찬거리 만들다 over.
드라마 읽기에 좋은 주말.
넷플릭스의 자막 기능이 맘에 든다.
정지하여 장면을 되돌려 대사를 다시 읽으며 음미.
전자독서 ㅋ
4월의 마지막 주
덥다.
아이들이 냉방기를 켜달라고 아우성이다,
좋아
가동이 되는 지 한번..
잠시
더위와 맞장 둬본다.
내가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여겼다.
맞다.
그러나
아이들도 나를 가르치고 있었다.
나도
배우고 익히고 있었다.
학교는 가르치는 이도 있지만 모두가 배우는 곳이다.
아이들이 얘기 해달란다.
'내가 무슨 얘기 할미냐?'
그러면서
"좋아!"
지난 시간에 두 아이가 서로 왜 쳐다보냐며 싸우는 거야.
중재자로 나선 내가 묻자,
"쟤가 나를 쳐다봤어요!(씩씩)"
"아니거든! 니가 나 쳐다봤잖아?!"
진실을 넘은 본질관계는 이런 거다.
모두들 자기 책에 집중하는 조용한 시간, 공부하기 싫은 두 아이는
멀뚱멀뚱, 두리번 교실을 둘러보는 중에 우연히 눈이 마주친 거다.
마침 잘 걸렸다. 시빗거리 잡은 거다.
공부 안 해도 시간을 채울 거리를 확보한 거다.
그런데
사실을 직언하면 여자 아이는 바로 엎드려 억울하다며 눈물을 퐁퐁 쏟을 것이고
남자아이는 교실의 지루함을 더한 분노의 눈빛을 내게로 쏘아댈 것이 뻔하다.
"자자, 선생님이 너희들을 잘 알잖아요?
너희는 서로에게 아무 관심도 없는 사이라는 거?
우연히 교실을 둘러보다 눈이 마주쳤을 뿐 인 것을?!"
서로의 억울한 부분만 벗겨주면 된다.
정리된 진정국면.
아이들은 바로 지들이 경험해봤을 일이라서 그런지 웃겨 죽는다.
마지막 토요일
날이 을씨년스러웠지만 거리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친구들끼리 여행(못간 대신) 곗돈 돌려받고 이잣돈으로 식사와 디저트,
그리고 수다로 하루를..
'할까 말까 망설이다 하는 말 중에 해서 후회 안 하는 말이 없다.
하면 안된다는 걸 아니까 망설이는 거야.
근데 굳이 말을 해 가지고 안 좋은 끝을 보고 말아.
인간이 그렇게 알 수 없는 동물이다.'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7화 중 대사.)
Jeff Buckley ♬) Halleluja 로 휘날레.
B.Y.E. APR.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