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김용택
강가에
키 큰 미루나무
한 그루 서 있었지
봄이었어
나,
그 나무에 기대앉아
강물을 바라보고 있었지
강가에
키 큰 미루나무
한 그루 서 있었지
여름이었어
나,
그 나무 아래 누워
강물 소리를 멀리 들었지
강가에
키 큰 미루나무
한 그루 서 있었지
가을이었어
나,
그 나무에 기대서서
멀리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고 있었지
강가에
키 큰 미루나무
한 그루 서 있었지
강물에 눈이 오고 있었어
강물은 깊어졌어
한없이 깊어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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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에 해롱대다
이렇게
체력에 낙오될 수 없다는
정신력 발휘!
병원 대신 수영장으로 달려가
준비 체조 전,
물 속에서 열심히
제자리 뛰기를 했다.
그리고
수영도 더욱 힘차게!
막혔던 콧물이 줄줄..
목소리는 맹맹했지만
살아난 것 같다는 생각.
주말,
모두들 바삐 나가고..
나도 어딘가로 가야할 듯해서
혼자 명동으로..
명동 성당에서는
결혼식이 있었는데
마침 신랑, 신부가
식을 마치고 행진.
모두 일어나
박수로 응원해주라고.
하객은 아니었지만
박수를 치는데 웬 눈물이 피잉.
순간,
이 감정은 무엇인가?
자문해 봤지만 모르겠다.
내 자식들의
미래 모습이 그려져서일까.
명동 나들이는
나 혼자일 때가 많다.
성당에 가서 초도 켜고
자문자답의 기도를 해서일 것이다.
걸어서
을지로 쪽으로
방향을 틀다보니
북촌 만두집이 있다.
혼자 자리 차지하고 앉아
얼큰 만두국을 맛나게..
결혼식장에 갔다가
오후 늦게 돌아온 Hus왈,
요즘은 주례사도 없더란다.
신랑, 신부가
혼인 서약서를 읽고
신랑의 아버지가
혼인하였음을 알리고는 끝.
피로연이 오히려
즐겁고 신나 보기 좋더란다.
주체적인 삶의 서막.
작년 이맘 때는
꽤나 따뜻했는데
올해는 좀 쌀쌀하다.
올여름은 견딜만 하려나..
영화 그린 북을 감상.
보고 싶었던 영화였다.
흑인, Eggplant..
그들의 피부색을 묻자면,
우리가 말하는 구릿빛,
가지색이 맞을 듯 싶다.
그러나
어감으로 받아들이는 표현은
본질을 농락했다.
White들이 벌인 야만 행위,
부메랑을 자처한 혼란.
American- African.
이들에게 동등 대신 차별을
가하며 업보에 반항하던
몰상식의 시대를 살던,
뿐인가,
같은 부류가 아니라는 이유로
흑인계에서도 배척당하는
진정한 아웃사이더 Don.
최선이라 생각하는
소신이라는 것이 오히려
자신을 더 외롭게 만드는 일.
시대를 잘못 타고 난 이들의 시련.
사는 일이라는 것은
어느 때,
어느 곳이건 호락칠 않아
도약하자고 들면
이런 시련의 돌파를 정면으로
뚫어야 한다는 절대불변의 사실.
서로 섞이다 보면,
알게 모르게 배워가면서
보편적 유대성, 습성을 가질 것이지만.
이도 사람 사는 일이라
어디든 채워지게 마련인
총량불변의 법칙이 적용되는 고로
섞이지 못하거나,
열등감 투성이로 자폭하거나
이를 극복한 척 허세로만
무장하려는 인물들이
주(主)를 이루는 집단이나 사회라면
유색의 유무를 떠나,
참는 정도를 넘어버려,
성향이나 다름의 차이라는 이유로
우리만의,
부류의 유대감을 찾으려 할 것이
본능적으로 반응하는지라..
(현재를 사는 이성적 사고로 보더라도)
사람 속이라 그렇고
그건 도낀개낀이 맞을 것 같다.
크리스마스를 가족과 보내기 위해
달려가는 눈길에서 만난
백인 경찰의 반전이
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지 않는가.
그래서 안주든 도약이든
사는 일의 방향을 정하는 것은
오롯이 자기 몫이라는 거다.
그니까..
내 인생의 모토!
'안 해봤으면(겪어봤으면) 말하지 말라.' 적용ㅋ
꽃이 흐드러졌다.
보기만 해도 감탄사가 나오지만
카메라에 담으면
그만한 감동이 안 느껴지는 건
왜일까.
목 마른 나무들이
잿더미가 되도록
초토화 시켜놓고서야
잔잔하게 비가 내린다.
나의 공개 수업이
시작되는 4월 끄트머리.
그것도 몇 년 하다보니
내공이라는 것이 쌓인 탓일까.
부담은 덜 했지만
반마다 해결이 어려운 아이들은
여전히 환장지경.
일주일에 걸친 대장정(?)의
공개수업을 마치고 집에 오자니
파김치 꼴이다.
변덕스럽게시리..
지쳐가고 있음이 느껴진다.
시드니에 사는 친구가 왔다.
조카 결혼식 때문이라는데
올 가을에는 자신의 딸도
결혼을 한단다.
그 손가락 빨던 어린 것이..
세월 참..
안국에서 내려
광화문 광장을 울리는
외침을 들으며
촬영을 하고 있는
덕성여고 길을 따라
약속 장소인
정독 도서관 앞으로..
덕성여고 담벼락의
어르신들의 입맞춤 벽화,
그리고
'We Are Young' 라는 글귀가..
강한 부정이라 여기면서도
미소를 띄게 했건만.
돌아오는 길,
세종문화 회관 앞에서
환승 버스를 기다리는데
광장부터 드문드문
어르신들의 뒤풀이 현장을
보자니 'Too Young' 이
맞을 성 싶다는 씁쓸함이..
올 4월의 이별곡은
이루마의 ♬) 'Kiss The Rain'
으로 해야겠다.
BYE. APR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