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이종화
다 너다
세상은 온통
너를 향한 길이고
너를 위한 노래고
너의 빛깔로 눈부시다
광장에 있는 많은 사람이
너 한 사람으로 보인다
길 가 핀 모든 꽃에
네가 보인다
짬 내서 마시는 커피 속에
네가 있다
해 넘어가는 산등성이에
어김없이 네가 그려진다
세상 모든 것이
이전과 다르게 보이고
기다림이란 말이
사전에서 사라진
나는 언제나
너에게 닿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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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가 멋지다.
사람에 대한 이런 열정이 그립다.
내가 손주들을 보게 되면 이럴까.ㅋ
1일,
자율휴업일.
한 3년만에 옛친구(?)들을 만났다.
고단함이 일상인 그들.ㅠ
모습만큼이나 지루하게 달라진 것이 없었다.
몇가지의 비타민과 정신력으로 버티는 요즘
이들과 웃고 떠들며 듬뿍 마셔버린 커피.
비타민으로 대체 불가한 피곤의 수위에 커피독이 덮친 듯하다.
주말을 꼼짝없이 뻗었다.
잠도 안 오면서 말이다.
쇼파에서 머리 위치만 바꿔가며
애궂은 TV가 피로로 인한 무기력 완화에 애를 썼다.
'나의 아저씨'
저며드는 칙칙함.
떼어지지 않을 것 같은 처절한 눅눅함.
고단한 절망의 도배질.
그런데 그런 감정들이 다 알 것처럼 느껴진다.
'라이브'
어쩔 수 없는 각자의 생존방식.
선택의 구속, 그 익숙한 공동체들의 애환.
차라리 건강한 사람 냄새다.
올해는 여지껏 단 한권의 책도 읽을 여유가 없다.
2018의 학사일정이 끝나고 여행 떠날 때,
근사한(?) 책을 준비해서 읽을까 한다.
책, 책이라..
지난 겨울, 한 친구의 말마따나
"니가 그 권력의 세계를 알아?!"
그렇다.
권력이 손아귀에 들어오면 우리가 알고 있고 지향하던 정체성이란 것도
그 authority 앞에서 총체적으로 이성을 흐릴 거면서.ㅠ
어쩜 책이라는 것이 치장에 불과한 오만과 편견을
더 부추길지도 모르겠다는 회의도 들고.
권력의 세계와 거리가 먼 나의 평론이라는 것 또한
알코올에 용기를 싣고 코스프레한 모양새로 악(?) 쓰는
허전함의 충전 같다는 생각이..
이럴때면 난 번뇌의 살리에르다.
그래서
머리는 비울수록 맑아질 수도 있다.
극과 극의 만남.
비로소 천근만근 같은 몸과 마음의 피로를 덜고
백오십근 정도의 몸무게를 줄이려는 현실로.
비 오는 일요일 아침,
또 살아나서 밀린 일들을 정리한다.
대체휴일로 쉴 수 있는 월요일
또한 축복이며 이런 대체 연휴가 2주 뒤에 또 있다는..
'부처님 오신 날'
중생의 심신을 충전하는데 더할 나위없이 감사함에
나무아미타불관세음보살.
또딸의 악기를 가져다주려 질질(?) 끌고 걸어서 학교로 갔다.
돌아오는 길,
나의 산책로를 오랜만에 걷고 싶어서..
준비해 간 이어폰 끼고 노래들에게 추임새를 보내고
모처럼 뿌연 하늘도 가신 햇빛 바삭한 오전의 상쾌함.
익숙함을 잠시 되찾은 기분이다.
그리고
비 내리는 주말,
죙일을 잠으로 충전하고 나니
저녁,
간짜장과 cock이 먹고 싶어졌다.ㅋ
요즘
나의 식습관이 달라졌다.
언제나 깔끔한 플레인을 고수했는데
이젠 섞음이 좋다.
생과일 주스도 여러 과일을 섞어서 갈고
비빔밥(면)과 볶음밥(면)을 즐기고
하나 속에 섞여버린 다양한 맛이 제법 괜찮다.
나만이 아닌 모두 속에 섞여있는내가 좋다.
그 함께 섞이는 느낌을 즐기고 있는 것 같다.
일요일
다시 살아나 마딸에 이어 또딸의 사감질.
태생이 이리 생겨먹었나보다.
일주일 내내 선생질이다.ㅠ
햇빛에 반사된 신선한 초록의 산과
양 옆으로는 숲길로 이어진 산책로.
그 주변이 온통 굵은 눈발 같은 꽃가루들로 펄펄 날린다.
♬) 으으음,
아름다운 그 이름 계절의 여왕이어라.
고작 며칠새 날씨 한번 요란하다.
첫 수업 시작 전,
혼자 앉아 미처 못 끝낸 채점하고 있는데
천둥, 번개 치고 벼락도 치고, 엄청난 굉음과 폭우.
현장체험학습 떠난 아이들 어쩌나..
아뿔싸 정전이 되고 말았다.
정말 잠시다.
아이들의 고성이 메아리 치고 아비규환이 따로 없는..
잠시후 아이들이 들어왔다.
자기들의 놀램과 울음의 현장을 전달하며 내 손을 꼭 붙든다.ㅋ
혼자 있었던 교실에서 전기도 나가고 얼마나 무서웠겠냐고
진심 어린 손을 내밀기도 하고 나를 안아주기도 한다.
"나? 선생님, 안 무서웠어요.ㅋ"
집으로 돌아오는 길,
한여름의 습도가 느껴진다.
후덥한 불쾌지수 속이었는데 말끔한 초록의 자연들은
그 어느 여름 날의 상큼했던 Nostalgia였다.
새벽,
낮과 같았던 요란한 자연이 또다시 들썩들썩.
낮과 같이 덤덤하게 분탕질 소리 들으며 잠을 뒤척였다.
이젠 무섭다며 내 방으로 기어드는 자식도 없다.
아침에 물어보니 그냥 웃고 만다.
둘 다 부모의 품을 떠난 거다.
이젠
부모인 우리가 너희들에게 기댈 시간으로 한발씩 나아가는 걸까.
비오는 목요일,
감성이 움직이는 대신 쏟아붓는 빗줄기가 질기다는 생각이..
집으로 돌아오는 길,
불과 며칠 전 날리던 꽃가루 대신
다리 아래로 늘어선 산책로에는 물안개가 넓게 퍼져있다.
주말의 하늘 샤방샤방 shiny sunny day.
구김살 하나 없이 빳빳하게 파란 하늘.
잘 견뎌내서 받은 선물 같다는 생각이 든다.
세 곳의 마트를 쫒아다니고서야
마침내 여름의 김치 재료 준비 완료.
열무, 얼가리 김치를 담궜다.
나 혼자 감동하며 만들어 낸 저녁상.
보람 있어 근사했다.
우리의 텃밭에서 우리보다 더 농사를 잘 짓는 부부들.
아침 댓바람에 텃밭에 함께 가지고 하신다.
Hus(예식장 간다고..)도 없는데
나 혼자 따라나서기 머쓱해서 수영장 간다고 했다.
오후,
우리의 대표 여름 김치인 열무, 얼가리를 항금 들고 오셨다.
지난 주에 담았는데 연속 2주에 걸쳐 김치를 담근다.
과잉 친절이시다.ㅠ
아이들이 걷절이로 먹으면서 맛나다고..
(지난 주보다 잘 담궈졌다)
감사의 보답으로 일부를 갖다드리란다.
그 댁도 그만큼 가져갔을텐데 맛나다고 드리면 과잉(?) 친절 주고 받기 아닐까.
"야, 그분이 엄마보다 연배시고 이런 음식 담그는데는 선수급이라 가져다 드리고 민폐될 수 있다.."
우리네가 참 살기 좋아진 거 같다.
또 비가 내린다.
♬)드보르작의 첼로 협주곡.
공부하는 또딸이 듣고 싶단다.
비오는 여름날의 해변, 사선으로 쏟아지는 빗줄기 속에
고상함을 뿜어내는 첼로곡.
이제는
프라하의 카를교가 O.L 된다.
또딸은
45분 이상의 곡이 끝나면 Break를 한다.
새로운 기억이 만들어지고 있다아.
여름의 향기.
혈기 좋은 아이들.
더워 죽는다고 아우성.
교실의 에어컨이 작동하고 또 한곳에서는 춥다고..
"오냐.."
아이들이 나뉘어 우기기 시작한다.
"더워요! 에어컨 끄지 말아요!"
에어컨의 작동은 춥다는 사람 우선이다.
더운 사람들은 참아낼 수 있지만 추위에 약한 사람들은 바로
병으로 직결될 수 있으므로 우리가 보호해줘야 하니까.
강하다는 것을 자랑질로 삼을 것이 아니라 배려로 활용해라.
우리 교실은 항상! 약하고 부족한 사람 우선이다.
안녕, 5월.
내년의 오월은 어떤 모습으로 나를 반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