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간 이들이
놓지 않았던 단 하나, 희망
오늘의 우리가
잃지 말아야 할 하나, 감사
모든 처음은
다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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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1st Tue
3월의 폭설
수영을 마치고 나왔는데 쉬이 그칠 것 같지 않은 함박눈이 펑펑..
마침 부재중 전화 온 친구에게 콜..
야, 눈 오는데 우리 은곡마을 베이커리 카페 가자.
기회가 도처에 널부러진 스무 살 적,
명동의 클래식 음악실을 나오던 3월의 어느 날도 오늘 같았다.
그때 눈 내리던 거리로 샤프의 ♬) '연극이 끝나고 난 뒤'인
J. Browne의 ♬) 'The Load Out And Stay'가
음반 가게에서 울려 퍼졌었다.
노점상이 양동이에 담아 팔던 눈 맞는 후리지아 다발..
더 이상 그때의 명동일 리 없는, 나의 어린 시절에 갇혀있는,
그때의 기억이 넘치는, 명동을 울리던 노래 BGM 삼고
도심과 전원의 합작이 빚은 마을에 기억거리 얹어
내 우산까지 챙겨 온 친구와 철퍽철퍽 걷기.
봄방학에 여행을 가지 않으니 미뤄 온 만남들이 줄줄이다.
반세기쯤의 친구들인데..
여행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것,
그럴싸함, 그윽함에 음악 한 스푼 넣어
적절한 분위기 울궈 스토리도 운운할 정도로
커피 한잔의 안식을 떠벌이던 사이인데..
분명! 공감대 빵빵한 친구로 지내 온 이들인데..
모처럼의 만남이 별천지를 다녀온 듯 낯설었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보니
만남들마다 자꾸 의무방어가 되고
지쳐 돌아온 첫 주 토요일 오후 6시.
코로 요란하게 터널을 뚫고
하푸하푸 아기들의 비 오는 날을 부른다는
입놀림을 내며 자더라고 가족들이 전한다.
그래, 일어나니 다음날 아침 6시더라.
중간에 잠깐 일어나긴 했는데
'어어, 10시야? 이젠 낮잠 말고 본격적 수면을 해야겠군.' 했다.
12시간의 숙면.
봄이 오는 모양이다.
거리가 따뜻하다.
새가 지저귄다는 문어체가 딱 현실인 아침.
신학기의 업무복귀.
노동이 순탄하면 '몸도 튼튼! 마음도 튼튼!'이라 보람이고
시빗거리를 맞으면 고욕, 맥 빠짐이다.
서로 쬐금씩 양보하면 문젯거리도 아닌 것을 부풀리는 일은
잇권의 무게가 커서고 대처하는 각각의 방식은 가벼워서다.
지금만 이기는 것을 두고 떠벌이는 것이 안타깝다.
나는 또 observer가 됐다.
The 3rd Sun
비, 꽃샘추위 도발.
아스팔트를 달리는 타이어와 물의 마찰이 빚는 소음이
선명하게 들리는 아침.
대지의 해갈이 필요한 때에 비. 강원도는 폭설.
그리고
맞아야 하는, 대세는 봄.
3월 중순에 또 눈, 습설, 폭설
송창식의 ♬)'밤눈'이 입 안에서 웅얼웅얼.
그래도 봄봄.
지난번 서비스로 받은 아프리카 블렌딩을
이번 달의 커피로 구입.
핸드 드립용 커피가 곱게 갈아진 이유는
바뀐 기계가 이유였단다. 묻길 잘했다.
The 4th Sat
봄봄, 꽃샘추위 무른 봄이 왔다.
거리의 옷차림은 우왕좌왕이다.
청소년, 젊은이들은 반팔! 중년 이상은 패딩..
날씨의 적응력을 묻는 중인 거리를 활보.
가톨릭 수장인 교황을 선출하는 추기경들의 선거제를 다룬 영화
'Conclava'
교육 잘 받아 익힌 습성도 자신의 속내을 이기지 못하는 단장.
한때의 욕정이 일생의 간절히 바라는 목표의 고지에서
응징을 면치 못하는 추기경.
그리고
나의 모든 의지를 성스럽게 바치고 살아왔음에도
괴롭힘 당하는 gender의 육신을 가진 차기 교황 예정자.
야망은 거룩한 희망?!
신과 인간의 중간자의 길은
신이 아니라서 온전함 갖추기의 어려움을 알린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을 인간사에서 찾기다.
하여 인간사에 거룩함이 필요한 이유고 종교가 필요한 거 같다.
올해는 강원도 산불 면해 방심하던 사이
경상도 산불이 국가재난을 부른다.
도시의 싱크홀까지 두려운 재해를 매일 접하고 있다.
국가 지도자의 부재에 세계 관세 전쟁까지
총체적 혼란에 까부러진다.
나의 노고에 지쳐갈 때 결단!
견뎌낼 명분을 찾아야 한다.
그 타당성의 무게 때문에 견디는 거지?!
최선을 묻게 한다.
모두가! 노동은 힘들다니까!
그저 잠이 보약이다.
The Last Sat
아침부터 잿빛 하늘이 요상하더니
부지런한 사람만 볼 수 있는 눈이 찔끔 내리다 말더니
햇볕 쨍쨍..
그러다 다시 바람 불고 봄눈 오고
반팔 면티에 후리스만 걸치고 나갔는데 아고, 춥다.
마딸 꼬드기기
야, 어묵 먹고 이참에 호떡도 하나 사서 나눠 먹자.
칫, 걸으면서 먹는 건 아닌 거라더니
안 사 먹였음 어쩔 뻔?!
시작과 끝무렵 두 개의 가족 행사로 냠냠.
결혼기념일엔 중식, 또딸 탄신일엔 양식.
세계적, 메가톤급 재난이 연일 폭죽 같아
기념일에 성금을 내야 할 거 같았다.
모두 모두 잘 살아보게 말이다.
끝날,
오늘부턴 기온이 상승한단다.
그럼에도
현실의 정치 경제는 근심 한가득.
북극의 빙하가 아이스큐브처럼 둥둥,
이리저리 떠밀리는 거 같아
세차게!
Good Bye. Mar.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