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하늘

쨍쨍하늘 2023. 9. 30. 07:15

 

 

            하늘

                          박두진

 

 

하늘이 내게로 온다

여릿여릿 

멀리서 온다

 

하늘은

멀리서 오는 하늘은

호수처럼 푸르다

 

호수처럼

푸른 하늘에

내가 안긴다 온몸이 안긴다

 

가슴으로 가슴으로

스며드는 하늘

향기로운 하늘의 호흡

 

따가운 볕

초가을 햇볕으로

목을 씻고

나는

하늘을 마신다

자꾸 목말라 마신다

 

마시는 하늘에

내가 익는다

능금처럼 내 마음이 익는다

 

              

 

*************************************************

 

 

 아이들에게 물었다.

"얘들아, 8월 다음은 뭐니?"

질문이 모호하여 명쾌하지 않은 탓에

코믹 답변이..ㅋ

"가을이요!"

저 어린것들은 이 무더위를 견디면서

9월이 시작되자마자 가을일 걸 기대했나 보다.

그 작열하던 열기가

'어머나,  9월!' 하며 바로 물러나겠니?

순수한 것들 ㅋ

그래서

학창 시절이 값진 것일 게다.

(차차로 알아가겠지만)

기득권 유지가 활개를 치는 우주의 이치는

물러날 때와 차지할 때를 알아서 비켜줄 정도로 도의적이지 않단다.

 

 1st 월요일

머리가 찌릿찌릿

종종 경험한 두통인데 좀 괴로웠다.

괜찮아지겠지.

 

 화요일.

아니다.

내일은 병원을 가야지 하며

집 들어오는 길 약국에 들러 증상을 물어봤다.

경동맥 초음파를 받아보란다.

밤새 두려움.

혈관 질환의 가족력,

Hus의 혈전이 빚은 실명.

아직은

부모의 부재가 두려운 또딸의 투정을 생각하자니

아고오

쬐금은 더 살아야 하는데  등등..

 

 수요일.

병원 문 여는 시간에 맞춰 단골 내과로 달려갔다.

정형외과로 가란다.

X Ray 몇 장 찍고..

목 디스크가 살짝 왔단다.

어깨가 너무 뭉쳐 어쩌구 저쩌구..

충격파 치료받고 견딜만했는데..

밤새 찌릿한 두통에 아고지고..

 

 목요일.

댓바람에 병원.

물리치료 후 약 처방받고

오후쯤에서야 살 것 같았다.

 

 금요일.

가평 친구 부부가 근처 갤러리 왔다가 방문

이젠

술자리를 할 수는 없으니

생각날 때마다 찔끔씩 마셔보라며

가평 잣, 막걸리를 선물로 안기고 갔다.

술꾼들의 술 없는 식사 

지난날의 호기. 그 대반격이 부른 씁쓸한 총량의 법칙.

그 웃픔에도 살아있음의 꿋꿋함으로 오늘을 보내고들 있다.

 

 토요일

Hus랑 마사지.

시원..

하루가 저물었다.

 

 2nd 월요일

학교 가는 길,

문득

나의 소비 습관이..

항상 비용을 먼저 생각하여 불편을 감수한다는 것.

그 불편함은 결핍을 부르고

그 결핍이 식욕으로 채워진 건 아닌지..

균형의 부조화

 

  2nd 목요일

학교 앞 국숫집 키오스크 주문

가격 다른 명품 콩국수가 3가지.

명품을 더욱 명품답게 ㅋ

그중 비싼 것을 주문하고 매장 안으로..

국수가 나오는 동안 벽면에 떡하니 쓰여진 메뉴 글귀가 눈에 들어왔다. 

가격 안내, 이 아니라 이었다는..

젤 싼 걸 주문했어야 한 거다.

서빙하시는 분이 '주문하신 곱배기입니다.' 한다.

선택의 민망함.

요즘은 일상이 꼬임이다.

결자해지 차원으루 꽈배기를 물리게 먹어야 할까보다.

 

 3rd 금요일

밤새 

누워 자는 습관 바꾸기 하느라..

낮춘 베개 높이는 견딜 만 한데 자세는 영 불편하다.

끙끙.

수영장 어르신 말씀이..

'뭘 잘못하면 꼭! 그 댓가가 따른다. 희한하지?!'

나의 댓가는 불편함이다.

무심코 습관적 자세로 몸을 틀면 팔에 찌릿한 신호가 와서

얼른 자세를 바꾸기는 하는데..

아고 불편하다.

 저녁

Hus와 영화 보기

'오펜하이머'

알쓸별잡& 벌거벗은 세계사로 얻은 기본 정보 깔고 보니 3시간이 가뿐했다.

댓가본질을 건드려야 해서 감상문은 생략.

C. 놀란 감독의 탄탄한 구성은 그럴싸했다.

영화가 끝난 11시의 밤거리가 젊은이들의 귀가로 북적.

마딸,

10시 넘는 귀가 때면 전화해 득달하던

에미는 그저 구태이기만 한 것인가.

 

 4th 금요일

치과 정기검진.

예약시간이 무색하게 긴 기다림.

그리곤 거리로 나섰는데 하늘이 어머어마했다.

선선함이 담긴 한낮으로 가는 하늘

파스텔 파란 하늘,

어디에 담아 보여주기엔 밋밋하고

설명하기엔 이미 다 아는..

뭉클하게 가슴에 꽂혔다.

쳐다보고 올려보고 둘러보고 보고 보고 또 보고.

따끔한 초가을볕 선선한 바람 여유 실은 금요일 오후가 설렘까지 보탠다.

 

 The Last Thur

추석 연휴 시작.  쉬어줘야 한다.

깐족이 두 녀석 땜에 화요일 밤을 잃고 나의 쓰러짐

긴 수면..

아이들

어른들의 미니어처들

늘상 쉽지 않았다.

 

 어머나

내일이 토요일이야?!

며칠을 더 쉬는 거야?

일 할 수 있는 것에 감사

먼훗날 

지금 하는 일이

찐한 가르침, 깨달음 주는 가장 보람과 성취감으로

기억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다니는데 말이다.

 

 이번 9월의 이별곡은

양희은& 서유석의  ♪) '하늘'이다.

 

            B.Y.E.. '23. Sep!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간과 바다  (1) 2023.12.01
PLASTE  (1) 2023.10.31
떠남  (0) 2023.08.31
옛이야기 구절  (0) 2023.07.31
굴뚝  (0) 2023.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