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남
김기림
두고 떠난 그날 밤은
식당의 차맛도 유달리 쓰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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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움, 뜨거움, 온열..
연속적 열기 압박
여름의 기세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요즘은
오는 전화는 받아도
용무 없는 연락은 안 하니까..
뜸한 것이 궁금했나 보다.
뭐 하냐고?
휴가 동안 잘 만나지 못하는 친구들을
만나곤 했는데 아무도 만나지 않고 지냈다.
3일간은 카타르시스가 되는 것 같았고
4일째부터는 살짝 심심하여
미리 평가서 쓰기 시작하다
다시 학교로..
WHY? 냔다.
육십 환갑줄에 질풍노도 사춘기 맞고 정렬 중이라고..
휴대폰 저쪽에서 '푸하하하..' 유쾌한 웃음소리..
나의 용감무쌍한 지난날을 상기하는 듯
'새삼스럽게? 뜬금없이?!.. 이 나이에 뭔?' 이냔다.
역지사지 하다보면
인간사 신이 개입한 적 없다는 거
뼈 저리게 통감하며 매일 깊은 반성중이다.
하여
가르치는 아이들 격려, 위로하며 토닥토닥.
지난날
내 실책들의 업보를덜어내는 중인 건
귀찮아서 해명하고 싶지 않았다.
1st 금요일
댓바람에 언니의 전화
'앗, 깜짝이야!'
대구 외삼촌이 돌아가셨단다.
온전치 않은 언니를 내려보낼 수 없어
내가 문상 가기로 했다.
부지런히 나섰다.
엄마의 9남매 중 막내이신 분이
막내답게 끝으로 저승길 차비하셨다.
떠남 앞에서 늘 그렇듯 친족끼리의 인생사를 펼쳐 들었다.
엄마,
가엾은 나의 엄마도 소환.
엄마에 대한 책임감의 무게는 없으나
엄마의 처절한 이승의 역사를 일찍 알았더라면
한 가지는 꼭! 풀어줄 수 있었던 안타까움이 쓰린 되새김질.
장례식장을 나올 때는 상주 자식들이 인사..
어느새
내가 어른 위치에 있었다.
어색.
태풍 카눈
어제까지 더워서
밤새 냉방기 가동했는데 독서실 다녀오는 또딸왈, 춥단다.
자연의 기세들이 서로를 향한,
서로 응징하듯, 용쓰는 한 편의 드라마 겨루기 같다.
'누가 누가 잘하나' 다.
대자연의 활극 앞에서 이리저리 치이는
속수무책의 인간들이지만
이런 인간사에도 복잡한 일상의 겨루기가 있다.
권력의 횡포, 차이가 부르는 그들만의 무엇,
다름의 격차가 만드는 상대성 감정이론 등등..
세상사를 천진난만하게 대한 나의 일면은 자찬하지만
웃픔.
2nd 금요일.
이른 아침
밤새 열어논 창으로 카눈이 떨구고 간 바람이..
이불을 끌어모아 덮었다.
죙일 비가 내리려나보다.
저녁 무르고 Tea모임.
정말 재미났다. ㅋ
통통 튀는 활어 같은 것이 과히 역동적이다.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통감하는데
나의 어느 부분들이 꼭! 그 속에 담겨있다.
뭘 비웃을 수가 없다.
'그러는 나는' 의 반격!
여튼 이 모임에서 반성은 청승 같았다.
무색지경.
광복절.
졸고 자느라 못 본 TV 프로 보고 나니 전화가..
뭐하냔다.
젠장 뜬금없이 염장을 지른다.
참나, 죄다 잘났다고 덤벼봐라 ㅋ
얼마 뒤 잊어버릴 일이다.
나? 도 닦는 중이거든.ㅋ
개학.
인간사는
어찌 그리 바람 잘 날 없이 요란 한 것인가.
The Last Mon
비가 내린다.
태풍도 온다 하고..
마지막 주는 비의 나그네 납셨다.
무더위 끝판에서 더위 무르는 극단적 자연현상 맞으면서
뜨겁게!
Good B.Y.E. Aug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