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겨울의 시
박노해
문풍지 우는 겨울 밤이면
할머니는 이불 속에서
혼잣말로 중얼거리시네
오늘 밤 장터의 거지들은 괜찮을랑가
뒷산에 노루 토끼들은굶어죽지 않을랑가
아 나는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낭송을 들으며 잠이 들곤 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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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새해가 됐다.
익숙함에서 새로운 것으로의 전환은
분명 혼동이다.
블로그 전환도 이중의 하나..
익숙해지기까지는
새해의 첫달마냥 어색하다.
재미나던 아이들과의 일상.
순진무구하게
내 교실로 들어선 아이들이
여전히 순수함 고수하면서
성장과 발전을 맞고 있는
모습을 볼 때면
대견함에
내가 울컥할 정도로 감동적.
반면
내게 장난질을 일삼으며
허세를 낀 관종 짓거리의
Ugly Adult 미니어처 같은
아이들을 대할 때면
'내가 우스워요?'
돌아오는 대답은 당연 아니란다.
'내가 만만해요?'
당황하며 쭈빗한다.
가능성 듬뿍 담은 너희들의 시작이
왜?!
Ugly Adult 미니어처냐구!
그러나
달라질 수 있는 가능성에 기대하고
나의 빨간 색연필이 첨삭을 시작한다.
지난 몇 년간
재미나다고 여긴 일이
이젠
너무 익숙해서 꼰대같은 훈장질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여전히
열의를 보태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건 아니라는 생각이 분명하다.
오늘은!
너희들에게 더 노련한 선생질로
한발짝 더 가까운
선생으로 다가가자꾸나.
글 쓰는 일 대신 엑셀과 열애중
아니
나 혼자 감동의 짝사랑중.
글 쓰는 일에 집중이 안 된다.
그 와중에 TV를 통해
글귀를 말로 들었다.
탑골 GD JIY.
뿜어져 나오는 대화의 말귀들이
감동의 훅을 날리는 글이다.
나의 노화는 대화 그대로를
훑어내릴 수 없지만..ㅜ
뭉클하게 파고드는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현실의 신데렐라를 보는감동이랄까.
매일이 꿈 같다는
이 남자 신데렐라는 참 맑다.
자신의 열정을 알아주는 건 고사하고
비난의 폭주를 온몸으로 받을 때
남탓 대신
자신을 향해 묻고 물었나보다.
'인생에서 원하는 걸 내려놓는일
그러면서 얻는 무엇'
'불행을 벗어나려 갈구'
현실은 처참해도 자신의 열정은
희망의 끈이었으나
그 휴우증은
처절한 현실 생계의 무게감으로 앙갚음.
이제
과거로부터 소환된 그 존재감은
'미처 받아들일 준비가 안된
다수의 이해가 예전을 딛고
오늘이 보상해줄게' 다.
시대의 비상함에 대한 충분한 댓가다.
나의 또 다른 인생어록
(어느 카피의 말이지만)
태고적부터 불변의 진리를
돌아볼 만큼 논하고 싶지는 않으나
'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다'
를 2020년 벽두에 불러내고 싶다.
That's can't be it
상황이 어려울 때일수록
자폭은 금물임이
존재의 이유여야 하고
자신을 놓지 말아야 한다는
끊임없는 자기 성찰과 암시.
30년 만의 무대라
여전한 매너리즘의 기우는
다 내려놓고 남은 겸손함과
지금이라도 알아주는 것에 대한
무한한 감사로 초토화.
마침내
내가 가장 하고 싶었던 것을
인정 받을 수 있는 동기이자 계기로 전환.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는 일이라
존재에 있어 최상의 기쁨이란
나를 인정받는 일!
이 신데렐라 JIY에 대해서는
저의를 따지는 휴민트나
사실 여부의 팩트체크 따위는
없으면 좋겠다.
매체로 전해주는 일이
곧 현실에 던지는 진정한 사실로
오래도록 여겨지기를 바란다.
어른들에게도 동화의 실현을
한껏 꿈꾸게 말이다.
하여 올 1월의 Adios Song은
제목 그대로 환타지 같은 시작을 기대하며
♬) JIY의 'Fantasy' 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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