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인사
새해 인사
나태주
글쎄,
해님과 달님을
삼백예순다섯 개나
공짜로
받았지 뭡니까
그 위에
수없이 많은
별빛과 새소리와 구름과
그리고
꽃과 물소리와
바람과 풀벌레 소리들을
덤으로 받았지 뭡니까
이제
또다시
삼백예순다섯 개의
새로운
해님과 달님을
공짜로 받을 차례입니다
그 위에
얼마나
더 많은 좋은 것들을
덤으로 받을지 모르는 일입니다
그렇게
잘 살면 되는 일입니다
그 위에
더
무엇을 바라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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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이 너무 분주했지만 순차적 정리 맞고
이제 인사 나눠볼까요?
안녕? 2024!
올해는
내가 바라는 거 공짜로! 덤으로 꼭! 주세요.
내가 복 받을 일을 제법 했거든요.
새해 인사들이 풍성.
약대 수시 합격!
약대 가려 했으나 점수가 넘쳐 정시 의대 지원! 등등
모두들 서둘러 덕담 인사를 보내온다.
한턱 쏜다고..
기름진 턱까지 포함하면
내가 팡팡 쏘고 또 쏘아대야 하지만 쏠 일이 없다.
2nd 금요일
수시 합격시킨 어무이가 점심에 음료까지 Full Service.
냠냠, 꿀꺽꿀꺽. 먹다 언칠 것 같았는데
하루를 다 잡아먹은 긴 수다에 소화 ㅋ
허기짐으로 돌아왔다.
학교에서 돌아온 날 같았다.
3rd 금요일
하루만! 커피를 끊어야겠다.
이럴 줄..
내리 눈물 퐁퐁 쏟아가며 하품
몸이 어디에 닿기만 하면 바로 쿨쿨
나의 어느 하루는 이렇게 쿨잠.
토요일
연신 하품을 뿜어내며 심심수다를 열나게..
'너에게 위로가 됐니?'
이틀째 커피 끊기
대신
뜨건 물을 꿀꺽꿀꺽..
독소가 빠져나갔을려나..
저녁 이후, 나는 없었다.
4th 월요일
커피 끊기 3일!
푸욱 자고 자고 다 잔 듯 눈 뜬 새벽.
영하 10도란다.
예멘 모카 마타리 향이 그윽.
한기 품은 Moscow,
또냐의 커피가 문득..
식탁 위에 커피색만큼
꺼뭇한 바나나, 껍질을 벗기려니 바삭하다.
속은 멀쩡해서 냠냠.
이번 주는
또 어떠할 것인가?
반짝 눈이 펑펑..
금세 거리가 하얗다.
하루를 시작하는 거리는 총총 발길.
올 겨울은 눈이 잦다.
"비가 오시네요"
"오랜만의 몽우구나.
자욱하게 내리는 가랑비를 몽우라 하지
내가 아끼는 별호다."
몽우와 망형지우 (세작, 매혹된 자들 2화 중)
그리고
미혹 비 대신 대화에 매혹..
4th 목요일
여행 예약으로 들떠있는데..
젠장
나쁜 소식이 동시다발이다.
하나는 다 된 밥이었는데 잿밥 되고
다른 하나는 각오할 일이었다.
또 다른 하나는 배신이다.
10년 째 상가 수선집, 매년 올랐다고..
문 닫혔길래 바로 앞 수선집에 문의
여태 단골에게 눈 뜨고 코 베였다.
바보
하루에 벌어지는 고약한, 어깃장 event.
박복.
금요일
한강공원 내 별다방이 그럴싸하다고
입소문이 났다나 뭐래나..
소문난 잔치.
낮이 되자 서향 빛이 좌악~
창가 쪽에서 쏘아대는 헬리오스의 열기가 따끔.
입소문 자리에 앉고 싶어 테이블 옆에서 줄 서는 이들,
안 해본 사람들의 호기심.
다 마셨으면 자리 비워줘야 할 기세.
밖으로 나온 거리는 싸늘
누런 갈대밭만 무성 찐한 성토
Back Home.
The Last Tue
펌을 했다.
뜨는 머리가착 달라붙어서..
평생을 뜨는머리 감당 못했는데
펌 후의 살짝 뜨는 머리가 오히려 나아보인다.
웃기다.
미용사의 조언,
잦은 염색이 모발을 가늘게 한댄다.
그렇군.
가슴 따끔, 중심 잃고 잠시 휘청
처방이 필요한 우울증 증세란다.
2월 여행을 처방전으로 쓰면 되지 않을까?
B.Y.E. '24 J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