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래요
가을이래요
박목월
여름도 지나고 가을이래요
하늘 높고
물 맑은 가을이래요
울타리 수숫대를
살랑 흔드는
바람조차
쓸쓸한 가을이래요
단풍잎을
우수수 떨어드리고
바람은
가을을 싣고 온데요
밤이 되면
고운 달빛 머리에 이고
기러기로 춤추며 찾아온대요
*********************************************
안녕? 9월.
아가들을 보면
'아고, 예뻐라!'
미소와 감탄의 말이
본능적으로 쏟아지는
여전함 담아
동시다움으로
이번
9월을 영접한다.
아직은
여름 모양지만
네가
무르익어갈 즈음은
분명
가을일 거야.
그런 올해의 너는
또
어떤 모습일까?
빈둥대다
누락된 지도안 찾아 완성
모처럼
working이라는 것을 했다. ㅋ
2차 백신접종도 완료하고.
하늘은
제이름이 붙은 색을
뿌옇게 드러내고
커다란 뭉게구름 무리는
하늘에
매달려있는 것이
힘에 부치는지
땅으로 떨어질 기세에
방금
솜사탕 뭉치에서
두 손가락으로
뜯어낸 것 같은
여린 구름들은
높은 하늘에 걸쳐있는 것이
꼭
아이들 천장 벽지 같다.
이렇게
9월이
화아악 시작됐다.
비가 온다.
지루하기도 하고
불편한 비는 별로다.
비 지나고
드러난 하늘은
가을볕은 아닌 채
하늘을
다 태워버리고도
남을 기세의
붉은 노을이
여름의 기운을
안고 있는 즈음이다.
불확실성의 기대치는
하도 달콤해서
고문 인지를
염두에 두지 못하고
바라고
기대하게 해서
희망이라고 하던가.
이제는
상대적인 것을
들춰내지 않아도
나로부터도 지친다.
포기가
자연스레
쳐진 나의 어깨를
쓰다듬지도 못하고
측은하게
바라보는 것 같다.
당연지사라 하자.
임플란트의 2차 시술.
입이 찢겨나갈 지경.
간신히
나사를 잡아내려
한달 뒤에는
마지막 시술이
끝나려나 보다.
다음날이 된 아침.
베개가..ㅜ
침을 뱉어내니
피찌꺼기들이..
육신의 치료를 위해
속을 파헤쳐
그 안을 헤집는 일은
만물의 영장만이
하는 일이지만..
잠시의 고통을 무르고나면
그저
망각의 축복으로
살아있음 뿐이다.
아이들
이불세트를 바꿔줘야 했다.
소비자인 나는
같은 물건을 저렴하게 사는
구매자가 되는 건 당연하다.
그러니
동네 말고
도매시장을 찾은 것이고.
그런데
민망한 상황이 벌어졌다.
이리저리
가격을 물으며
다니다 보니
대략의 가격선도 알겠고
지나가는 나를
호객하던 아주머니네가
같은 물건인데
가장 싸다.
Hus가 옆에서 유혹(?)
이왕
그 가격에 살 작정이면
최초 가격을 묻던
상점에서(마수라는 점에 걸려서)
흥정하여 사잔다.
동의!
다시 가서
그 물건의 흥정을 하려 했다.
자기네는 없지만
기다려보라며
그 물건을
옆쪽 어딘가에서 가져와
보여준다.
'맞다!'
BUT
주인아찌는,
마수라는 점을
고려해준 건 고마우나
자기네는
그 가격에 못파니
가장 싼 그곳에 가서 사란다.
잠시 무안했지만..
흥정이 곤란할 것을 인지하고
돌아서
저렴한 상점을 향해
걷는데 들리는 소리,
"한곳에서 장사하며
저렇게 가격을 멋대로 내리는 건
아니지!"
노기가 섞인 소리를 들어야 했다.
제일 저렴한 아주머니네 가게.
헐,
이불에 무언가
붙어있는 자국이 똑같다.
나에게
보여주러 가져온 이불이
이 집 물건이었나 보다.
이 가게 주인아주머니,
나를 보자 펄쩍 뛴다.
자기가
언제 그랬냔다.
(단합) 가격 아래로는 못판단다.
이런 전적이
다분한 냄새의 아주머니.
이해되는 단합의 정서.
결국
두 가게의
싸움만 부친 꼴이 됐다.
2nd 무안함.
Hus도 같은 기분인지
크게 차이도 안나는데
마수라는 집으로 가잔다.
그들의 단합가격으로 사라고?
'당신의 오지랖 때문에
우리가
여기까지 온 이유를 잊을 뻔!'
이불가게가
다닥한 곳을
당당하게 지나
옆 건물로 가서
세트 대신
따로따로 구매하여
그보다
더 저렴하게
똑같은 물건을
구입해서 왔다.
소시민의 실랑이 삶. (씁쓸)
경위를 듣는
객관자적 관점을가진
아이들은
그저 웃는다.
나도 웃음의 해프닝이
되길 바라지만
무안함이 오래간 하루다.
추석 이틀전,
요즘은 하늘만
바라보는 것 같다.
맑음의 시작은
신선함으로 장전한
쨍한 아침,
절정의 움직임을 만드는
오후의 노을색,
그리고
하루를 마감하는
깜장으로 도배된다.
도화지 같은 하늘에
지구의 자전은
햇님색을 다채롭게 그려내며
'See You Tomorrow!' 한다.
노을의 아름다움을 익히다.
천둥 번개 치던 새벽
얼른 건조대에 널린
세탁한 이불 걷어 챙기고 맞은
추석 아침.
창마다
빗방울이 대롱대롱이다.
희한하게
젊은 것들은 아침 잠이 많다.
엄마의
일어나라는 아우성에
간신히 침상에서 일어났던
나의 기억을 떠올리자니
저희들이
곧 새로움!
아침과 동격이라
굳이
아침을 맞지 않아도 되는 것일까.
아이들의 단잠을 용납.
풍성하다는 한가위의
명절이니까. ㅋ
추석 연휴
일주일만의 외출
도의, 예의를 저버릴 수 없는
의무방어의 친지들과 만남.
비싼 식사 대접에
선물과 음식까지 받았건만
사람 만나는 일의 귀찮니즘.
요즘
나의 집콕이
너무 긴 이유라고 하자.
하늘을 올려다 보자니
뭉게구름, 먹구름과
긴 띠구름도 만들어
하늘하늘한 하늘에 걸쳐있고
아래서부터
부풀어 오른 것 같은 솜구름도
치장법석의 가을 하늘을 만들고
눈부신 땡볕 아래지만
시원한 바람은 고마움이다.
찾아가야 할 자리로
나서는 이들을 태운
대로변의
차소리가 요란하다.
코로나 속의 일상으로
돌아온 하루.
오늘 하루는 어떨까?
저녁 무렵,
자전거 타러 나가잔다.
모든 게
오랜만인 것들 투성이다.
좁은 자전거 길로
쌩쌩 달리는
자전거들 사이에서
나의 서울 때릉이는
휘청휘청
아고아고 다리야.
너무 움직이지 않은 휴우증. ㅜ
불필요한
작고 작은 먼지들.
요즘은
열심히 청소하고 있지만
부주의했던 곳에는
여지없이
증명하듯 먼지가
털푸덕
자리를 틀고 앉아 있다.
미립자들 주제에
빠른 속도로 영역 확장질.
작은 고추가 너무 맵다.
먼지 대신
갖고 싶은 것을
이렇게 쌓이게 해주면
먼지,
너도
너그럽게 포용할 수 있어. ㅋ
어느덧
마지막 주.
집콕을 박차고 나와 산책.
아직은
초록만발인데
거리의 은행들이
꾸릉내를 풍겨싸며 뚝뚝.
'이제 가을이래.'를 몸소 알리고
단지 안의 감나무
(감이 제법 열렸다)에서
애기 주먹만한 감이
은행처럼 길바닥에
철퍼덕 뭉개져 널부러져
있는 것을 보자니,
오랜 세월을
지나다닌 거리였는데
이제사
이 감나무가 눈에 띄다니..
풀꽃이었나?
공부로 치자면
몇 회독도 부족함을
인지시키는,
전혀
기출도 없었던 모양으로다
어느 해
갑자기 등장한
깜놀의 시험문제 같았다.
아침 기온이
20도도 안되는,
비 내리는 하루를
물린 9월의 끝날이다.
전세계적으로
1위를 달린다는
오징어 게임의 등장이
참 거시기하게 크로스.
가진 자들의
아빠 찬스 Vs 아빠의 힘
그 나물의 그 밥들.
그들에게는
양자공평의 비빔밥인가
그들만의
탕평채 패러디인가.
정,언,법,관계들의 잇권게임.
맥 빠지는 9월의 꼬라지.
자,
서둘러
'이별의 악수'
B.Y.E Sep. 2021.